요즘은 농업에서도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하거나, 다른 사람들의 뒤를 따라가는 방식으로는 돈을 벌기가 쉽지 않다. 자신이 개발한 참신한 아이디어로 소비자를 감동시키거나 혹은 남들이 쉽사리 생각하지 못한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야 돈이 보인다. 전문 경영학자들은 이런 돈벌이를 ‘틈새 시장’이라고 이름 붙였다.

최근 지역에서 이런 틈새시장을 공략해 짭짤한 소득을 올리고 있는 농업인들의 성공사례 몇 가지를 소개한다.

보성 우리원농장의 강선아 대표는 ‘한 끼용 초미니 쌀’ 포장과 기능성을 보강한 상품구성으로 해마다 매출액을 크게 증가시키고 있다.

‘한 끼용 미니 쌀’은 1인 가구수 증가 등 현대 사회현상에 맞추어 5, 10, 20㎏ 단위로 판매되는 쌀의 포장단위를 20∼30대 싱글, 맞벌이 부부, 자취생 등에 맞게 한 끼용 125g의 포장재로 개선했다. 뿐만 아니라 백미+녹미, 백미+적미, 백미+흑향미, 백미+오색쌀 등 기능성 쌀로 제품구성을 다양화해 소비자들의 구매의욕을 촉진하고 있다. 이 농가는 올해 ‘한 끼용 미니 쌀’ 단일품목만으로 1억원의 소득을 올릴 당찬 계획을 세우고 있으니 차별화된 아이디어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 수 있는 사례이다.

이승희 ‘해남에 다녀왔습니다’ 농장 대표는 이미 포화상태인 장류 시장에서 종자 장을 활용한 덧장 생산으로 생산기간을 단축하고 제품의 고급화를 추진했다.

보통 장류는 3년 이상 장기간 숙성해야 하고, 제품이 단순해 생산성과 경제성이 낮다. 하지만 이 대표는 스토리가 있는 종자 장을 활용한 덧장생산 기법을 도입해 생산기간을 단축하고, 기존의 플라스틱이나 유리병 용기에서 우리 전통의 멋과 맛을 살린 옹기로 대체 품질의 고급화를 추진해 매년 매출이익을 크게 향상시키는 성과를 올렸다.

처음에는 고품격 용기 및 디자인 개발로 판매가격이 3배나 올라서 혹시 ‘비싼 전통옹기 간장·된장을 사가는 사람이 있을까’, ‘혹시 팔리지 않으면 어떻게 할까’라는 걱정도 있었지만 고객의 현장체험, 온·오프라인을 통한 홍보와 전자상거래 확대로 꾸준히 고정고객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이 밖에도 지역에는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 ‘틈새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농가들의 농산물들이 많이 있다. 생장촉진제 처리를 하지 않은 꼭지달린 배, 목장형 유가공 체험농장으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 우유, 전통적인 손덖음 방식을 고집해서 생산한 뽕잎 차, 특이한 사료로 사육해 독특한 맛과 향기가 배어 나오도록 한 쇠고기, 위생적인 낱개 포장개선으로 수출시장을 개척한 기정떡 등은 모두 이러한 예다.

이처럼 성공사례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좁디좁은 ‘틈새시장’을 비집고 들어간 입지적 농업 경영자들이다. 이들의 성공요인은 우선 차별화된 원료 농산물의 생산에 있다. 이 차별화된 원료를 바탕으로 농업 이외 다른 분야에서 벤치마킹한 아이디어를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재포장해 성과를 내고 있다.

그러나 틈새시장의 특성은 ‘좁고 길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틈이 좁기 때문에 많은 돈은 벌 수 없되 오래갈 수 있지만, 여러 사람이 동시에 틈새시장에 진입하면 틈새가 커져서 진입한 여러 사람이 버티기 힘들다.

‘틈새시장’은 찾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설령 찾아도 성공하기란 쉬운 일이 결코 아니다.

성공한 농가 몇 마디의 성공사례에 고무돼 무턱대고 뛰어들기보다는 ‘틈새 시장’에 대해 입지여건·생산·기술·판매 등 현재의 경쟁력 수준을 냉철히 분석하고 또 분석해서 자신의 여건에 맞는 자원 이용과 비용으로 최고의 이윤을 추구할 수 있는 틈새 전략을 강구해야만 성공한 농업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